여행이야기/중국(서남부)

서강천호묘족마을(西江千戶苗寨)

무숙자 2016. 4. 27. 11:38

2016, 04,05 (화) 흐림 : 여행 8일째

 

이번 여행에서 동행한 친구는사정이 있어 조기 귀국하고 이제 부터는 혼자이다.여행 진행은 문제 없지만 왠지 허전하다.

호텔의 스텝들이 영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여행 일정을 기록하는 공책을 꺼냈다. 한자로 귀양 - 카이리  巴士? 이렇게 써서 보이니

' 東客店,  240 公交,' 이라고 답글을 써준다. 동부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는데 240번 시내버스를 타라는 뜻이다. 완벽한 의사소통 이었다.

숙소 근처인  귀양기차역앞에서 출발하는 240번 시내버스를 30여분 타고   東客運店(동부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10시30분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로 카이리에 도착하니 13시가 되었다.(60元) 여기서 최대집단묘족마을을 가기 위하여 이곳 9번 시내버스로 25분을 가서 카이리객운차점에 도착했다. 

 

부근의 맛있게 음식을 끓여내는 길거리 간이음식점에서 쌀국수로 점심을 떼우고 양을 채우기 위해서 화덕에 구운 고구마를 두어개 챙겼다. 고구마 한개를 팔더라도 대충 값을 메기는 법이 없다. 저울에 달아서 무게대로  값을 메기는 중국 사람들이다. 배를 채우고 숨을 고른 뒤에 서강천호묘채행 미니버스를 갈아 타고 1시간 정도를 더 가니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다.(15.5元)

귀양에서 묘족마을입구 까지 오느라 오늘 낮 동안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산넘고 물건너 꼬부랑길을 힘들게 달려서 왔다.

차에서 내리니 버스 주차장 부속건물 부터가 멋있게 잘 지어진 전통 목조건물이었다.  벌써부터 마을의 분위기가 파악 된다

 

그런데 구경을 하려면 입장료를 내고 셔틀버스표를 사야 하는 번거로움이야 항상 있는 일이지만 이곳은 뭔가 다르다. 안내판을 보니  너무 자세하게 안내한다는것이 오히려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다. 입장료,셔틀버스비는 알겠는데 호텔비는뭐며, 관람코스별 금액은 또 뭐란 말인가?  안내데스크 아가씨들이 영어를 모른다. 잉글리쉬? 하더니 조금 기다리란다.

 

조금후에 한 처자가 와서  영어로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 난 패캐지가 아닌 자유여행자이니 우대 입장료 1장, 셔틀버스는 4번만 탈테니 20원 짜리 티켓1장이면 충분해, 호텔은 마을에 들어가서 내가 알아서 정한다, 다음 행선지는 진원고진이니 미니버스표예약은 해야겠다, 이렇게 복잡하게 맞춤형 안내를 받았다. 

아휴~~~ 무슨일이든 알면 쉽지만 알기까지는 너무 힘두어... 사랑하는 내 손주 제인아~~~  그렇지?  

 

서강천호묘족마을(西江千戶苗寨)은 1,300 가구에  6,000여명이 살고 있는데 99.5%가 묘족이라고 입장티켓에 설명되어 있었다.

이곳이 중국최대 묘족마을이니  세계최대 묘족집단 마을이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마을의 역사가 1700년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 중심으로는 강이 흐르고 좌우측의 산비탈을 따라서  목조 건물이 공간 간격 없이 지어져 있었다.

규모가 큰 3층 규모의 목조건물이 대부분인데 기념품 가게와 식당들이 1층을 차지하고  2층부터는 주거용이나 관광객을 상대로 숙소로 많이 쓰이고 있었다. 

우리는 목조건물을 지으려면 훨씬 돈이 많이 드는데 신축하는 건물을 자세히 살펴보니 못을 전혀사용하지 않고 짜맞춤식 이음을 하고 있었다. 마을 중심도로는 사각형의 돌들이 깔려 반들거리고 있었고,  마을과 집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승용차도 분주히 드나들었다. 

 

이곳 묘족 여인들은 머리에 큰 꽃 한송이를 달고 다니는것을 큰 치장으로 여기는것 같았다. 또한 이들은 은장식을 즐겨하는 족으로 머리에는 무거우리만큼 커다란 은관을 쓰고 목에는 목걸이와 귀걸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알록 달록 컬러플한 옷에 치렁치렁한 은장식이 무척 예쁘게 보였다.  그래도 이들은 스마트폰을  우리처럼 즐겨 보곤 하였다. 문명의 이기는 이곳 산골 사람에게도 비켜가지는 않았다.

 

관광화된 중심 마을을 벗나나서 외각으로 걸어보니  좁은 논이기는 하지만 모내기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고, 대나무로 만든 광주리에 닭을 담아서 팔러나온 모습도 볼수 있었다.  흑돼지 새끼도 간이 우리에 갖혀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옛 우리의 모습을 보는 순간이었다.

 

오색쌀로 지은 찹밥과 특색있게 잘 조리된 흑 돼지고기 한 덩어리는 여행자의 입맛을 매료 시키기에 충분 했다.

내일 버스표만 예약하지 않았으면 몇일을 더 쉬고 싶은 마을 이었다. 한번 쭉 둘러보는 마을이 아니라 몇일을 휴식하면서 힐링하기에 적당한 마을이라고 생각 되었다. 

 

해가 진 후에 전용공연장에서는 이곳 묘족들의 전통 공연이 있었는데,  많은 출연진에 특색있는 춤과 노래는 피로한 여행자를 편히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귀주성 하면 소수민족이고 소수민족하면 이곳 묘족이 먼저 떠 올려질것 같았다. 멀리서 오랜 시간 차를 타고 힘들게 찾아온 보람이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귀양의 시내 중심 광장에 세워진 아주 큰 놋쇠로 만든 상징물은, 이곳 묘족이 온 몸을 흔들면서즐겨 부는 '루성'이라고 하는 악기라는것도 이곳에서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사람을 보고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