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7, 01 (토) 맑음
고비사막 투어 3일째- 오후
투어사를 겸한 숙소에서 조인해준 동행 여행자는 타이완 국적의 나이 적은 여자 아이 둘이었다. 봉사활동을 마친 후 시간 내어서 고비사막 여행을 한다고 한다. 3일째 같은 차를 타고, 같이 음식을 먹고, 같은 게르에서 잠을 자고하다 보니 이제 얼굴 가림도 없이 가족 같다. 같은 동양인이니 서양 동행자 만큼 처음부터 낯설지는 않았다. 나 보고 파더, 파더 하면서 말을 붙이곤 한다. 저들 아버지 같단다.
“너희 아버지 나이가 몇 살 이니?” “ 45 살 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48 살 입니다."
“응?” 그럼 앞으론 나보고 ‘파더’라고 하지 말고 ‘그랜드파더’ 라고 해라. 내 아들이 너희 아버지와 나이가 비슷해“
“너희 나라 타이완의 타이페이에 여행한적이 있었지.” “물가가 너무 비싸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어.”
“우리는 까오슝에 사는데 타이페이 만큼 비싸지는 않아요.”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야. 한번 여행 오기를 바래.”
우리나라에서 여행 동행지를 구하지 못해 몽골 숙소에서 조인해준 외국인 동행자이지만 서로가 편안한 마음으로 사막 여행하고 있다. 구태어 한국 동행자를 구 하려고 미리 진을 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었다.
사막에 모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래, 자갈, 모래언덕, 키 작은 풀, 키 작은 나무, 물이 흐른 흔적이 있는 도랑, 암석산, 유목민과 그들이 기르는 양, 소, 말, 염소, 낙타 등이 있고 독수리, 쥐, 도마뱀, 그리고 게르와 바람, 흰구름, 붉은 노을,그리고 하루에 몇 번 정도 마주치는 사막을 투어하는 여행자용 자동차 등이 사막 여행 중에 여러번 보았거나 만난 것들이다. 천의 모습을 가진 사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에 광활하고 메마른 땅이지만, 잘 개발하여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지하수를 끌어 올려 우리의 농업기술로 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까? 트랙터로 씨를 뿌리고 돌아오는 길에 추수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땅을 보니 좁은 땅에 사는 나는 자꾸 엉뚱한 생각을 하게된다.
한나절을 달려왔는데도 게르를 한 채도 보지 못한, 사막중의 사막 지대를 지나고 있는데 저 멀리서 나무숲이 보인다. 그럼 그렇지? 지하수로 뽑아 올려서 나무를 키워 숲을 만들고, 감자와 양파를 심어 놓은 시험농장이 있었고, 그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건물도 주변애 보였다. 지명을 물으니 가이드가 Tugem 지역이라고 한다. 인공으로 만든 오아시스 지역이다.
“나무 그늘에 쉬었다 갑시다. 점심도 해먹고...“ 우리를 태우고 열심히 달린 푸르공도 멈췄다.
사막 투어를 하는 동안 마실 생수 외에는 얼굴을 씻을 만한 한 바가지의 물도 구할 수 없었는데 수로를 따라서 콸콸 흐르는 물을 보니 우선 몸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가이드가 점심요리를 하는 동안에 여행자는 오랜만에 물장난을 할 수 있었다.
손발을 씻다가 욕심이 나서 윗옷을 벗고 등물도 했다. 3일 만에 반 목욕을 한 셈이다.
사실 사막이 건조한데다 바람이 설렁설렁 불어서 내리쬐는 볕만 잘 피하면 몸이 끈적거리는 불쾌함은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는 한순간만 땀을 흘려도, 씻지 않고는 끈적거려서 견디기 힘들텐데, 사막 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오랬만에 씻고 나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오랜 시간 동안 차를 타서 지친 몸을, 넓지 않은 나무 그늘아래 뉘었다. 사막에서 이런 호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나? 사막에 부는 바람은 기분 좋게 얼굴을 간지르고 지나간다. 오늘 따라서 점심이 더욱 맛이 있었다. 가이드가 하루 세끼 음씩 준비를 해야 하니까 음식 솜씨 좋은 가이드를 만나야 사막 여행길이 더 즐거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행히 우리 가이드는 요리 솜씨가 좋아 정성껏 만든 음식이 모두 맛이 있었다.
흐르는 찬물에 담궈서 식힌 골든 고비 맥주도 맛보고, 점심후 커피 한잔의 여유도 부리면서 휴식다운 쉼을 가진 후 우리는 다시 푸르공에 몸을 실었다.
몇시간을 달려오는 동안 주변 경치가 사막을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멀리 바위산이 보이고 주변은 녹색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욜링 암 ( Yolyn Am )이라는 경치 좋은 계곡이다. 계곡을 따라서 하천에는 차고 맑은 물이 흐르고, 7월인데, 겨울에 언 얼음덩어리가 아직까지 덜 녹고 계곡 바위에 붙어있었다. 어떤 여행자는 말을 타고 오가기도 한다. 사막 투어중 물 좋고 경치가 좋은 계곡을 만나기는 이곳이 처음이고 유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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