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몽골

고비사막 투어 (1일째)

무숙자 2017. 7. 22. 16:02

2017, 06, 29, (목)  맑음  -  여행 3 일째 , 


고비사막 투어 첫날


울란바타르 현지에서 만난 여행 동행자는 대만 여자 2명이다. 나와 함께 4박 5일간 고비사막 투어를 하게 된다. 운전기사와 가이드와 가이드 지망생인 인턴가이드 이렇게 모두 6명이 같은 차를 타고 움직이게 되었다.


울란바타르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자 대형 마트가 있었고 이곳에서 몇일 동안 먹을 개인 간식을 구입했다.  1시간쯤 달리니 포장길이 끝이 났다. 여기서 부터는 이정표도 없는 길을 가게 된다.  먼저 간 자동차의 바퀴 흔적을 따라 가거나 때로는 개척해서 새 길을 내면서 달리기도 해야 한다. 길이 너무 많으니, 이정표가 없는 것 같다. 초원 여기저기에는 제 명을 다한 동물들의 뼈가 더러더러 보인다.   때로는 풀밭 위에도 바퀴의 흔적을 남긴다. 건조한 땅에는 물이 흐른 흔적은 보이는데, 흐르는 물은 볼 수가 없었다. 비가 한번 씩 내리기는 하는가 보다.


나보다 2살 적다는 운전기사는, 돌무더기 위에 푸른 천을 두른 기둥이 세워진 ‘어워’ 를 자동차로  한 바퀴 돈다. 여기 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무속신앙 인가 보다.

하늘을 유유히 나는 독수리 두 마리가 가까이 보인다. 포식자인 독수리는 동물의 사체나 사막에 사는 동물들을 사냥하여 살아간다. 구 소련이 군사용으로 만들었다는 오래된 푸르공이라 불리는 자동차, 여행자인 나, 사막의 길 안내자겸 운전자, 이렇게 셋은 모두가 오랜 세월을 지낸 흔적이 보이네.ㅋㅋ


수백 마리로 보이는 양떼가 가까이 지나간다. 양 떼의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잠시 휴식하기 위해  차가 멈췄다. 저만치 멀어져 가던 두 여자 가이드가 갑자기 자갈이 섞여 있는 모래밭에 풀썩 주저앉는다. 몸을 가리워 주는 나무도 풀도 없는 곳이다. 내가 얼른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사막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으니,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부할 수 없는 몸짓을 하는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원의 색은 더 옅어지고, 땅 바닥은 황토색이 더 진해진다.

길 앞에 양떼가 무리지어 지나가니까, 운전기사는 속도를 줄이고 양떼가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여유롭게 바깥 풍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자동차가 비실비실 하더니 펑크가 났다. 기사는 얼른 내려서 준비된 공구로 재빠르게 펑크 수리를 한다.

한나절을 달린 후에 나무 그늘을 찾아서 주차하고, 테이블을 펴서 준비하여 온 음식재료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가이드의 손길로 점심 이 한상 차려졌다.  그런데 모래로 양념을 했나?  모래가 씹힌다. 사막에서 음식을 타박하면 되겠냐?  환경에 얼른 적응해야 사막을 무사히 여행할 수 있다는 첫 시그널이다. 후식으로 샐러드와 커피 한잔의 여유도 잠시 누릴 수 있었다.

주변의 바위산이 아주 특이하다. 퇴적물이 쌓여 융기한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도 과거에는 바다였나 보다.


이 넓고 황량한 사막에 푸르공 자동차는 흙먼지를 날려 자기 존재를 알리면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저 멀리 보니, 말들이 모두 엉덩이를 밖으로 내놓고, 원을 그리며 모여 있다.  왜 엉덩이를 내놓고 모여 있지?   가까이 보니 물웅덩이가 있어, 물을 마시기 위해서 모여든 말떼 들이다. 드문드문 보이는 게르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다. 현대 문명의 편리함이, 이곳까지 미친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사막 길을 달렸는데 오후 6시가 되어서야 마주치는 자동차를 처음 만날 수 있었다. 그만큼 사막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기도 하다.


승차감이 좋지 않은 자동차로, 울퉁불퉁하고 자갈이 깔린 흙길을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하루 종일 왔으니, 너무 힘들다. 벌써부터 엉덩이가 얼얼하다.

'그렇지? 여행은 즐겨하는 고생길 인가 보다.' 그냥 편하기만을 바란다면 이렇게 더운 날은 집에서 에어컨 아래 수박이나 깨 먹는 것이 최고 일터인데 돈 들여 고생길을 자초하는 것을 보면  다른 큰 매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나는 고생길을 즐겨 한다.

저 멀리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지니 자동차가 서서히 멈추어 선다.

운전기사는 그 먼 길을 운행해서 지치기도 할터인데  빠른 손 놀림으로 텐트를 치기 시작 한다.

 “오늘은 게르에서 숙박하는 것이 아닙니까? ”  내가 물었다.

 “이 근처에는 게르가 없으니, 오늘 저녁은 텐트에서 자야 합니다.”

 “그럼 울프는 나타나지 않나요?”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 멀리에는 소와 말들이 늦은 걸음으로 이동 한다. 각기 밤 지낼곳으로 이동하는가 보다.가이드가 분주하게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8시40분인데,아직 해가 지지 않고, 노을이 만들어진다.

저녁을 얼른 먹고는 미끄러지듯 텐트 속으로 들어갔다. 이 끝없는 광야에는 우리밖에 없으니 고요함과 적막감이 든다. 세상으로 부터 격리된 듯 염려스럽기도 하다. 초저녁에는 조용하더니,밤이 깊어질수록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한다. 천막이 날아갈듯 펄렁인다. 바람이 천막 속으로 모래를 한 바가지나 들여 보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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