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6, 28, (목) 맑음 - 여행 2일째
어제 저녁 무렵 인천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1시간 30분이나 지연 출발 되어서 몽골 울란바타르의 징키즈칸 공항에 내리니 23시 15분이었다. 숙소에 픽업요청을 했지만 너무 밤늦다고 가버렸으면 어떡하지? 낯선 곳에서 첫 출발이 어긋나면 많이 헤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밤늦은 시각에... 조금 염려하며 출국장 앞을 빠져 나오니 키 큰 남자가 내 이름이 쓰여진 피켓을 들고 서 있지 않은가! 반가워서 하이파이브를 먼저하고 따라가서 그의 택시를 탔다. 밤늦은 시각인데 그때까지 기다려주어서 고마웠다.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잠부터 잤다. 어제 오전에 집을 나섰으니 피곤도 했다. 오늘 아침 07시에 눈을 떴다. 오늘은 고비 사막 여행 동행자를 구해 달라고 요청한 후에, 시내 구경이나 해야겠다.
몽골을 여행지로 결정한 후 여행 까페인 ‘러브몽골’에 가입해서 먼저 다녀온 여행자들이 올린 글을 통해 정보를 얻기 시작 했는데, 대부분의 여행자가 한국에서, 같이 여행할 동행자를 4~5명 정도 구해서 여행지를 정하고, 일정을 조절하는 형태였다.
나도 ‘러브 몽골’ 까페에 글을 올렸다.
“자유여행 경험 있는 60대입니다. 배려하는 마음만 조금 있으시면 나이, 성별 구별하지 않으니 같이 여행하길 원합니다."
한 달을 기다렸다. 아무도 컨택 하지 않는다.
이번엔 내가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들기로 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은 60대인데 같이 동행하기를 원합니다.” 이번에는 아예 답글도 없다. 대부분 2,30대들이라서 유유상종이니, 같은 또래끼리 여행하려고 하겠지? 나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쩌면 나도 젊은 나이였다면 그랬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 답 글은 보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남들이 어렵다지만 현지에 가서 한번 부딪혀 보자. 무슨 방법이 있겠지? 유럽 사람들은 나처럼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많으니 숙소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 외국인들과 동행하자는 생각만 갖고, 동행자를 구하지 못한 채 출발했기에. 곧장 숙소 주인에게 외국인 동반자를 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광지에서는 대부분의 숙소가 투어를 주선해 주기도 한다.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 인데 볼 것이 없겠나? 여행 동행자가 구해지는 동안 울란바타르 시내를 구경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숙소에서 주변을 살피면서 천천히 15분정도 걸으니 큰 광장이 나온다. 수흐바타르광장, 이곳사람들에게는 징키스칸 광장으로 불려지는 이곳은 건물 중앙에 몽골인 들이 자랑하고 싶은 징키스칸 동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상이 들어서 있는 광장에는 전통복장으로 잘 차려 입은 나이든 할머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기는 어린아이들과 같았다. 한 쪽에서는 예비부부들이 웨딩 촬영을 하고 있어 광장은 자연스레 남녀노소가 어우러지는 장소가 되었다. 여기에 외국인 여행자까지 더 했으니...주변의 건물 중에는 잘 지어진 러시아풍의 건축물이 더러더러 눈에 뛴다.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가까이 국립박물관이 있었다. 난 여행지의 박물관은 빠트리지 않고 살펴보곤 한다. 몽골의 전통악기인 두 줄짜리 현악기(Morin Khuur :마두금)이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전시 유물들이 한국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보아 문화적인 교류가 있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박물관을 나와서 간당사원으로 갈 때는 택시를 탔는데 여성 드라이버 이였다. 우리나라처럼 요금이 미터기에 표시되는 것이 아니고, 주행거리가 표시 되는데 1Km당 800 투그릭을 내면된다. 택시요금이 저렴하다. 가솔린 요금은 우리나라의 절반 가격이었다. 울란바타르 시내에서 한국산 자동차는 아주 드물게 보였고, 운행되는 차량의 90% 정도가 일본의 도요다 자동차였다.
간당사원은 티벳 불교의 양식을 하고 있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비틀즈 광장으로 갔으나 이름과는 다르게 비틀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그냥 기획된 조금 넓은 공간이 있을 뿐이다. 주변 분위기로 보아 이곳 젊은이들이 모이는 사교의 공간으로만 보인다. 조금 걸으니 서울의 거리가 나왔다.(시내에는 세계의 지명을 딴 거리가 몇 곳 있었다) 이곳에 한국의 영향이 보이는 듯하다.
우리나라 여름처럼 더운 날씨에 몇 시간을 걸었더니 무척 덥다. 까페베네 커피숍이 있어서 쉬어 가려고 들어가 보니 시설과 시스템이 우리나라 그대로이다. 커피와 치즈케익 한조각 합한 가격이 우리나라의 커피 한잔 값도 안된다.
울란바타르 시내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다는 자이상 기념탑이 있는 전망대를 갈 때는 시내버스를 탔다. 택시가격이 싸다고는 하지만 먼 거리이기 때문이다. 요금이 1,000투그릭( 우리돈 500원 정도임) 이다.
종점에서 한 코스를 덜 가야 전망대가 있는 언덕을 오르기에 가까운데 처음 가는 낯선 이방인이 대중교통으로 정확히 가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이만 해도 성공인데...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에게 길을 물었다. 대답이 돌아오기 전에 길을 걸어가던 어떤 젊은이가 “어디 가실려고 해요?” 하면서 한국말로 물어온다. 이후 나는 이분과 동행하여 몽골의 슈바이쳐라 불리는 한국인 이태준 기념 공원을 지나서, 자이상 전망대를 같이 올랐다.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울란바타르 시내를 모두 볼 수 있는 언덕으로, 과거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시절의 아픔을 파노라마 형식의 그림으로 그려 기억하게 하고, 앞으로 평화롭게 살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조각상도 있었다. 언덕 아래 가까이 보이는 곳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고 아파트의 그늘 아래에는 게르가 여러 채 남아 있는 모습에서 빈부를 한눈에 느끼게 하는 곳이었고, 이곳은 우리로 말하면 신도시쯤으로 보였다.
나를 안내한 젊은이는 인천에서 4년 동안 일한 적이 있는 사람으로, 건축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지금은 국립공원 테를지 부근에 대규모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설계도를 들고 허가를 받기 위해 관공서에 갔다 오는 길에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 부근에서 나를 만나서 귀가를 늦추고 나를 안내해준, 이번 여행에서 첫 번째로 한국말을 하며 나를 도운 고마운 분이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일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벌어서 자기 나라로 돌아와서 집을 구입하고, 번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사람을 여행지에서 가끔 만날 때가 있는데, 그럴때 마다 가난한 나라에서 돈 벌러온 외국 근로자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잘 대해 줘야 한다고 생각 되었다.
숙소로 돌아 올 때는 택시를 탔다. 꽤 먼 거리이지만 요금이 4,000 투그릭 이다. 택시 요금이 싼 곳 이다.
숙소주인인 Victor가 고비사막 투어 동행자가 구해 졌다며 내일 출발하면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 두 달 동안 못 구한 여행 동행자를 이곳 현지에서 하루 만에 구한 것이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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