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2
반딧불 모임 후기
1970년대의 교육대학은 2년후 졸업이라서 누구나 4년의 학부과정을 마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1975년에 대학 3학년에 편입해서 2년 동안 야간 대학을 다녔다.
그때 같이 공부한 학과 친구들 가운데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임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모두 초등학교 교사였다.
낮에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야간에 공부하는, 그야말로 주경야독을 하는 셈 이었다. 옛 성현들은 반딧불이의 불빛으로 공부했다하여 우리의 모임은 ‘반딧불회’ 라고 이름을 지었고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다. 다같이 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해서 중등학교로 진출한 경우이니 공통점이 많기는 하지만 이처럼 오랫동안 모임을 지속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러 3년전 쯤 모두 교직에서 퇴직하고 국가가 주는 연금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모일 때는 항상 1박을 한다. 우리들의 관심사도 별 다르지 않았다.
현직에 근무했을때는 교육현장의 정보도 주고 받으며, 술 한 잔을 놓고 교육에 대한 작은 토론도 하고, 지난 옛이야기도 하면서 지냈는데, 지금은 퇴직하고 나이가 든 만큼 건강이 주된 관심사 이다.
2014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송년 모임으로 감포에서 만났다. 낮에는 동해안을 바라다 보며 신선한 회를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이튿날 새벽에는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다가올 새해 소망을 미리 앞당겨 하기도 했었다.
동해 바다가 잘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 위치한 호텔을 숙소로 정했다. 항상 그랬듯이 큰방 하나를 얻었다. 큰 호텔방에 일곱명이 같이 밤을 지내다 보니 온갖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다.
퇴직금을 일시불로 수령하여 아들의 사업확장 자금으로 보태 주었다가 아들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지금은 용돈이 없어 모임도 참석하지 못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죽을때까지 자기의 용돈은 지켜야 된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부모로부터 물러 받은 사과밭을 가꾸는데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풀과의 전쟁을 벌였다는 이야기,
퇴직 후 늦게 배워서 시작한 파크골프에 지역 선수로 뽑혀 다닌 이야기 하며,
젊어서 배드민턴을 좋아해서 열심히 뛰어 다닌 친구는 족근막염으로 통증이 있어 걷는데도 힘이 든다는 이야기 까지...
지금도 테니스를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공을 보고 욕심을 부려 따라 다니지 말라는 조언도 하고,
아직 담배를 피우는 애연가 친구에게는 몇일 후면 담배값이 2천5백원에서 4천5백원으로 오른다는데 이 참에 금연 하는게 어떻겠느냐는등,
몇일 후면 남미로 여행한다는 친구에게 멋진사진을 기대하는 사람...
산길을 꼬박 열흘 걸어서 히말라야 설산을 가까이 밟아본 나의 이야기 까지...
우리는 여러 이야기에 시간 가는줄 물랐다.
이야기가 스마트 폰으로 옮겨 왔다.
최신 스마트폰은 사용법도 다양하고 편리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때 한 친구가 나 보고 한마디 한다.
“아직도 스마트폰이 아니네. 불편해서 어떻게 하느냐?”
"다른 분야는 모든 분야에 앞서 가는데 아직도 왜 스마트 폰이 없느냐?"
조금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빨리 스마트 폰으로 바꿔 보란다.
“뭐가 불편한데? 나는 불편한 것을 전혀 못 느끼는데...”
“내가 그렇게 해외 여행을 즐겨 다녀도 문자등을 주고 받으니 가족들과 소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스마트 폰으로 교체할 생각이 없다“ 고 했다.
여행지에서 찍은 멋진 사진을 가족들에게 바로 전송하여 근황을 알리는것은 편리 하겠지만, 그렇게 다급하게 갖고 싶지 않은데에는 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사람을 앞에 두고도 스마트 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대화에 건성인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고, 그런 모습들이 사람보다는 기기하고 더 친한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잠시동안 사용하는 화장실에 갈때도 폰을 챙겨가는 사람도 있다. 자기 몸에서 떨어져 있으면 불안한지 수시로 꺼내서 무엇을 확인한다. 필요할때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편리하게 활용해야 될터인데 오히려 스마트폰에 구속되어 살아 가는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사용 요금도 결코 싸지 않다.
해외여행 중에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검색하면 유용하기는 하지만 와이파이 존이 아니면 데이터 요금이 비싸서 별로 사용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스마트 폰이 아닌 나와 별 다른것이 없잖아? 스마트 폰에 있는기능들이 컴퓨터에 거의 있으니 나처럼 컴퓨터와 친한 사람은 꼭 필요한것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제까지의 여행에서 필요한 자료를 미리 검색하여 메모하고, 꼭 필요하면 인터넷방에서 컴퓨터를 이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어떤 사람이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었는데 그 섬에는 이상하게도 눈이 한 개만 달린 사람만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자기도 한쪽눈을 일부러 찔러서 결국은 한쪽 눈으로만 살았다고 하는 우화도 있지 않은가? 모든 사람들이 한다고 반드시 따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야기가 너무 비약 되었나?
과연 스마트 폰이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도 필요한가? 몇일 전 신문에 2014 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던데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혹 스마트폰으로 음성통화나 문자만 하면서 비싼요금을 내고 있지나 않은지? 통신의 과소비는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도 좋다고 생각되어 마음만 정하면 금방 가질 수도 있으니 좀 더 두고 볼 생각이다.
스마트 폰이 있으면 생활의 질이 업 그레이드 된다니 생각은 해 봐야겠다.
내일 아침 7시 30분경에 해가 뜨니 일찍 일어나야 한다. 자정을 넘어서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누군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모두 잠이 깨었다. 두런두런 어제 밤에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시간에 맞추어서 동해바다에서 뜨는 해를 보았다. 오늘은 아주 선명한 해맞이를 했다. 올해 모두 운이 좋으려나?
일곱명 모두 건강관리를 잘하여 40년 역사를 가진 우리 모임이 오랫동안 지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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