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5, 6일째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를 오르다.
어제 기차를 타고 저녁 늦게, 마추픽추 출발을 위한 마을인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했다. 서두르지 않으면 오늘 마추픽추를 못 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새벽 5시에 나왔는데도 정류장에는 순환버스를 타기위해서 서 있는 줄이 수백 미터는 되었다.
미니버스로 산속 S자길 꼬부랑길을 30여분을 오르니 마추픽추 입장권 매표소가 있었다. 우리는 어제 인솔자가 입장권예매를 해 두어서 다시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스페인 정복자들도 쉽게 찾지 못한 깊은 산속의 요새를 지금은 세계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인해서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산속이 되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곳 말로 ‘마추픽추’는 늙은 봉우리라는 뜻이고, 그 건너 있는 젊은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와이나픽추’가 있는데 여기를 오르면 마추픽추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다기에 이곳을 먼저 오르기로 했다. 이곳은 경사가 가팔라서 오르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오르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지만 하루 입장객들도 2백여 명으로 제한을 한다기에 서둘러서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30여분을 기다려서 07시가 되니 드디어 산문이 열렸고 등산하는 여행자들은 여권번호등 인적사항과 입산시간을 장부에 기록하고 가파른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히말라야 트레킹 때도 이렇게 입산과 하산할 때 기록을 한 기억이 난다. 안전상황을 체크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한 산안개 속에 가려서 산마루가 보이지 않는다. 가파른 돌계단을 숨을 헐떡이며 두어 시간 오르니 드디어 정상이다. 그런데 건너 아래쪽에 마추픽추가 있다는데 안개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이곳 날씨의 특징이란다. 정산 부근의 바위에 걸터앉아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다. 오늘 이시간은 한국에는 설이다. 나는 와이나픽추 정상에서 설을 맞은 셈이다.
깊은 계곡 아래로는 흙탕물의 '우르밤바' 강이 흐르고 건너 가파른 바위산 허리로는 옅은 산안개가 지나간다. 이때 마추픽추 아래쪽으로 지그재그의 산길이 나타났다 감추었다를 반복 한다. 내가 매표소 입구까지 타고 온 순환버스가 올라온 길이다.
안개가 걷히고 전경의 마추픽추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높고 깊은 산속에 잉카인들은 왜?, 어떻게? 이런 엄청난 규모의 석조 건축물을 세웠을까? 세계7대 불가사의에 들 만하다. 카메라로 여기를 찍고 저기에 앵글을 맞추고 가로로, 세워서 찍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오래 동안 머물면서 이 깊은 산속의 장관을 건너보았다. 또 언제 다시 오랴? 그렇다고 산속에서 밤을 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아쉽지만 하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려오는 길옆으로 처음 보는 야생화가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산문 입구에 나와서 하산시간을 기록하고 나왔다.
봉우리에서 내려다본 마추픽추 돌 건축물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피면서 출구로 나왔다.
출구에 나와서 다시 재입장하여서 반대쪽에서 마추픽추 전경을 다시 조망하였다. 탐방로가 일방통행이어서 나갔다가 다시 다른 코스로 가게 된다. 산속 일대는 산안개로 덮였다가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금방 안개가 걷히는 날씨를 보인다. 이렇게 온 종일 마추픽추 일대를 걸으면서 조망하며 다니다 보니 어느듯 늦은 오후가 되었다.
출구로 나와서 순환버스를 타고서 평지에 있는 숙소로 돌아와야 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자꾸 뒤가 돌아다 보인다. 남미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마추픽추를 보았으니 남미여행의 절반을 이룬 것 같은 기분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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