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2, 13일째
국경 넘어 칠레의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가기
어제 여정이 길어서 저녁 늦게 숙소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받았다. 이곳은 넓고 넓은 아름다운 자연만 있었지 온 종일 마을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여행자를 위한 숙소도 열악하다는 말은 들었다. 그래도 그렇지, 배정된 방은 태양열 전기로 켠 희미한 전등 하나에 침대만 6개가 댕그라니 놓여 있었다. 이 근처에는 마을도 없고 다른 숙소도 레스토랑도 없었다. 숙소의 부속 식당에서 한국의 라면과 준비해간 햇반을 넣어 끓여서 저녁식사를 때웠다.
이렇게 깊은 오지인줄 알았으면 과일이나 간식을 충분히 준비해 올 것을...
준비해간 오리털 침낭을 펼쳐서 몸을 감쌌다. 밤 기온이 내려 춥기도 하지만 더러운 침대에서 몸을 가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피곤하니 잠은 들었는데 두어 시간 만에 잠이 깼다. 가슴이 답답하다. 고산증세가 이 밤에, 이곳 오지에서 나타난 것이다. 시계를 보니 24시 이다. 날이 밝으려면 몇 시간은 더 지나야 하는데 어떻게 견디지? 웅크리고 앉아서 다른 사람은 어떤지를 살펴보았다. 나만이 아니라 모두들 잠을 뒤척이면서 호흡을 힘들어 한다. ‘일반적인 현상이니 나만 죽지는 않겠구나.’ 공동으로 처한 어려움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고산증 약을 한 알 더 먹고 겨우 눈을 좀 더 붙였으나 이른 새벽에 깨었다. 어차피 새벽에 출발이다. 오늘도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새벽에 출발해서 이동 중에 여명을 보았고,온천지역을 지나면서 차를 멈추어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기도 했었다. 나는 아침해를 받은 주변 산들의 붉은 경치와 온천의 더운 증기가 피어 오르는 호수와, 호수위에서 먹이사냥을 하는 플라밍고와, 때마침 지나가는 알파카들을 디카에 담았다. 비록 디카이지만 이른 아침의 분위기가 담긴다.
어제본 풍경과 비슷한, 나무와 풀이 잘 자라지 않는 사막 지역을 몇곳 지나서 국경 출국관리 사무소에 다달았다. 볼리비아의 국경을 넘어 칠레로 넘어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2박 3일의 우유니 투어로 온 볼리비아의 짚차는 되돌아갔다. 출국스탬프를 찍고서 칠레에서 온 미니버스로 칠레의 입국 사무소로 한참을 더 갔다. 칠레 입국스탬프는 받았는데 짐 검사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가방을 열고 소지품 하나하나를 다 만져보고 펼쳐본다. 다른 나라의 농축산물의 반입을 막기 위해서하는 검사라고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자기 것을 철저히 지키기 위한 조치이다. 칠레에 왔으니 칠레법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여서 칠레의 사막마을에 도착하였는데 농산물 검사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하는 바람에 이곳 달의계곡 투어는 취소되었다. 볼리비아의 ‘라 파즈’에도 달의계곡이 있었는데 이곳도 같은 이름으로 불려 지는데 모습은 다르다고 했다.
어제의 열악한 숙소의 부족함을 이곳에서 채우기 위해서 우선 샤워부터하고 밀린 옷가지도 간단히 세탁을 했다. 해발고도가 낮은 곳으로 내려왔으니 기온도 많이 올라서 무척 덥다. 여름임을 실감하게 된다.
칠레 화폐로 환전도할 겸 마을 주변 골목으로 나가보니 단층으로 지어진 건물에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무척 많아서 볼거리가 충분했다. 기념품 가게의 물건들이 무척 세련되게 디자인되고 고급스럽다. 살기가 좋은 나라임이 금방 느껴진다. 그런데 가격에 또 한번 놀랐다. 비슷한 소재의 물건들이 페루, 볼리비아에서보다 2,3배는 더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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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달의 계곡은 다음날 아침에 '칼라마공항'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잠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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