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2년차 농부의 벼농사 이야기 ; 2012년도

무숙자 2012. 7. 10. 14:49

 

 

 

지난해 처음 시작한

벼농사는 힘도 들었지만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나 처럼 소일형 농부는 즐거움도 있었다지만, 전업 생계형 농부는 힘이 든다고 봐야 합니다.

 

2년째 벼농사 일이라서 틈 되면 사진도 찍어 올리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2012년 한해  동안의 벼농사 이야기를,  모내기에서 추수하기 까지를

순서대로  이 한 페이지에 올리겠습니다.

 

 

 

 

 

 

5월 27일 ( 모내기 첫 날 )

1모작(1년에 한번만 작물만 심고 추수함)논 이라서 모내기를 일찍 시작 했습니다.

위탁하면, 모판에서 모를 길러서 이앙기로 심어 줍니다.(평당 500원)

 

 

 

 

 

 

 

모내기한 바로 위의

2모작( 1년에 두번 작물을 심고 추수함) 하는 논에는 마늘통이 한창 굵어지고 있습니다.

 

 

 

 

 

5월 27일

 

모내기 후 금방은 어린 벼가 물에 잠길듯 하지만, 잎이 물위에 보이기만 하면 죽지 않고 자랍니다.

이때는 벼가  연한 연두색을 띄고 있습니다.

 

 

 

모내기는 이렇게 모판에 밀식 되어 있는 벼를 떼어 옮기는 작업이지요.

모를 내니까 모내기라고 하나 봅니다.

 

 

 

 

5월 27일

 

2모작 논에는 이 마늘을 바쁘게 수확한 후 6월 15일 무렵 모내기를 합니다.

 

 

 

 

5월 27일

 

마늘 뿌리가 한창 굵어지는 때가 이때 쯤입니다.

 

마늘은 추운지방에 재배되는 한지형 마늘과

겨울이 덜 추운 지방에 자라는 난지형 마늘이 있는데

이지방은 난지형 마늘을 주로 재배 합니다.

 

 

 

 

6월 10일 ( 모내기 후 14일 지남 )

 

벼 뿌리가 착근(벼가 새 뿌리를 내림) 했습니다.

이른 새벽 논에 나가보면, 먼산에는 산안개가 산을 가리고,

논물에는 산그림자가 비칩니다.

여기에 백로 부부가 먹이 사냥을 위해 논바닥을 살피는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 없답니다.

 

 

 

 

6월 10일 ( 모내기 후 14일 지남 )

 

모내기 후 2주일이 지나니 벼의 색깔이 연두색에서 녹색으로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7월 5일 ( 모내기 39일째 )

 

벼 한포기가 가지를 5개 정도 쳤습니다.

그래서 한곳에 4포기를 심으니,  가지가 모두 20 여개가 됩니다.

진한 녹색으로 바뀌었고,  이런 색깔을 자주보는 대부분 시골 사람들은 안경이 필요 없지요.

 

 

 

7월 5일 ( 모내기 39일째 )

 

 

 

 

백로 부부가 논에 노닐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친환경농사를 하기 위해 농약을 최소한 사용하고,

따라서 논에는 여러가지 작은 벌레,  물고기, 올챙이등이 많아서 백로가 상주하여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논 바닥에 제초제만 한번 살포하고, 벼잎에는 농약을 한번도 치지 않았는데,

 올해도 햇빛이 좋아 농약을 치지 않고 벼농사를 지었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7월  30일 ( 모내기후 64일째)

 

농약을 치치 않아서 인지  벌써 벼 메뚜기가 눈에 많이  뜁니다.

이른 아침에 들판에 나가니 새벽이슬 맞은 메뚜기가 볏잎에 앉아서 날개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7월  30일 ( 모내기후 64일째)

 

논물을 완전히 뺴어 주고 논바닥을 말려야 ( 일주일 정도 ),  그후  벼가 더 튼튼히 자라고 열매를 잘 맺습니다.

벼를 단련 시키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식물이나 사람이나 때론 고생도 필요한가 봅니다.

잘 단련된 사람은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이와  같은 이치라고 생각 됩니다.

자연의 모든 이치가 크게 다를리 없습니다.

 

벼는 이제 얼마후면 이삭을 만들고,  필 것입니다. 

 

 

 

 

 

8월 15일 (모내기 후 79일 지남 )

 

벼 이삭이 피기 시작 합니다.

벼가 모두 핀 후 (벼이삭이 끝을 고른다고함)  40여일이 지나면 벼베기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추석 무렵(9월 말, 10월초순) 벼베기를 하게 되리라 예상 합니다.

 

 

 

 

8월 15일 (모내기 후 79일 지남 )

 

벼이삭이 나오면서(출수) 동시에 벼꽃이 핍니다.

사람들에게 물으면, 벼꽃을 본사람이 몇 사람 되지 않습니다.

예사로 보면 꽃이 보이지 않습니다. 꽃이 피는 줄도 모릅니다.

 

 

 

 

8월 15일 (모내기 후 79일 지남 )

 

벼도 분명히 꽃을 피웁니다.

흰것이 벼 꽃입니다. 벼 알 한알 한알 마다 꽃이 피고 수정이 되어야 나락(벼종자)이 됩니다.

종자(씨)가 맺히는 것은 반드시 꽃을 피웁니다.

벼꽃이 화려하지 않는 까닭은 수분을 바람이 시켜주는 풍매화이기 때문입니다.

곤충으로 수분되는 식물인 충매화는 꽃이 화려하고 향기가 있어야 벌이나 나비를 유혹합니다.

물론 꿀샘에 꿀이 있어야 다음에도 올것입니다.

 

  벼꽃이  풍매화라고 해서 향기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벼꽃이 한창 피는 이때 쯤 논에 가면 구수한 밥 익는 냄새가 납니다.

나는 이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이게 벼꽃 향기 입니다.

 

 

큰 태풍 피해만 없다면 올해도 풍년이 예상되는데...

이래 저래 농부는 하늘을 자주 올려다 봅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는것은 어디 농부 뿐일까요?

무슨일을 하든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하늘도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할수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난후 하늘에 맡겨야지요.

 

 

 

 

 

 9월 1 일 (모내기 후 96일 지남 )

 

벼 꽃이 핀지 보름만에 이렇게 이삭을 만들었습니다.

벼는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지요.

 

주인이 다가 가면 벼는 깊은 배꼽인사를 합니다.

"주인님 오셨습니까?"  하고 말입니다.

지난번 '볼라벤' 과 '덴빈' 이라는 두개의  센 태풍을 잘 이겨내고  "잘 자라 줘서 고마워"

 농부는  이렇게  벼와 교감을 나눕니다.

 

돈은 안된다지만 이처럼 벼 익어 가는 들판과, 작은 바람에 흔들리는 벼 이삭을 보면

세상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답니다.  기분 좋습니다. 이것이사람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세상모든 것들이 돈의 가치에 비례해서 즐거움을 주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무숙자의 생각)

 

 

 

 

 

 9월 1 일 (모내기 후 96일 지남 )

 

 

 

 

 9월 1 일 (모내기 후 96일 지남 )

 

논둑의 풀은 제초제를 치지 않고 예초기로 베기만 했더니 흙속에 두더지나 지렁이등 작은 동물들이 많이 삽니다.

그래서  멧돼지가 주둥이로 흙속의 먹이 사냥을 하느라

논둑을 이렇게 뭉게 놓았습니다.

시골에는 멧돼지, 노루 등의 야생조수 피해가 큽니다.

민가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고구마,옥수수,콩,등을 심기가 힘듭니다.

 

지금은 물이 별로 필요 하지 않는 시기라  이 상태로 두었다가 추수를 하고,

내년 모내기 전에 논둑을 다시 보수 하려고 합니다.

 

10월 초순에는 추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9월 17일

 

농사 이치와 세상 이치가 꼭 같습니다.

 

올 해는 이달에만 우리나라에 피해를 준  태풍이 3개나 지나가면서 이런 저런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웃 논에 심어진 벼인데 어제 지나간  대형 태풍인 '산바'의 영향으로 벼가 많이 쓰러졌습니다.

나의 벼는 강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왜 일까요?

이웃 논의 이 벼 주인이  수확을 더 하려고 과욕을 부려서 비료를 지나 치게 많이 뿌렸기 때문입니다.

 벼가 웃자라  줄기가  열매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나는 부족한듯 가꿨기에 쓰러진 벼가 없었습니다.

추수하면 쓰러진 벼는 작업하기도 힘들고 수확량이 적고 쌀의 품질도 많이 떨어집니다.

8할 9할 정도를 가진다고 생각하면 적당합니다.

 

10을 모두 채우려고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때가 많은 일이, 생각해 보면 세상에는 참 많습니다.

과욕을 부리시면 안됩니다.

 

 

 

 

9월 17일  (모내기 후 112일 지남 )

 

태풍이 지나간 후에 염려가 되어 논에 가보니

나의 벼는 다행히 강풍에도 비교적 피해가 없었습니다.

황금색 들판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곳은 일반벼 입니다.

 

 

 

 

9월 17일 (모내기 후 112일 지남 )

 

태풍이 무섭긴해도 뒤 끝은 맑은 날이 이어 집니다.

이곳은 찰벼(찹쌀벼) 입니다.  주인한테 깊은 배꼽인사를 하네요.

참 기분이 좋습니다.

 

 

 

 

9월 17일  (모내기 후 112일 지남 )

70%정도 익었습니다. 90%정도 익을때 쯤인 이달 말경에 추수할 예정입니다.

 

한알의 벼가 4~5포기로 가지를 쳐서 늘려 주고,

또 한가지에 백여개의 낱알을 만들어 주는데도,

왜 사람들은 늘 부족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10월 2일

추석 맞이 등산

추석을 맞아, 동네 친구들, 고향을 찾아온 친구들과 함께  제법 높은 마을 뒷산을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어린시절 이 산의 기슭에서  소를 몰고 풀을 뜯기던 이야기도 하면서 즐겁게 올랐습니다.

오르는 길에 송이버섯을 몇개 발견하여 "심봤다"를 외치기도 하구요.

바로 아래 사진에 보이는 산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우리 마을과, 나의 논도 멀리나마 볼 수 있었구요.

아주 멀리 보이는 산은 대구,영천,군위를 경계로한 팔공산입니다.

 

 

 

 

 

 

10 월 10일 (모내기 후 135 일 지남 )

벼 추수하기

황금들 들판이란, 벼가 완전히 익어서 추수할 즈음 바로 이때의 들판의 색깔입니다.

콤바인이 있는  농업인에게 추수를  의뢰하여, 수확의 끼쁨을 누립니다.

콤바인에서 추수된  벼를,  트럭으로 옮기고,  집안에 있는 곳간에 담아  건조를 시킵니다.

건조된 벼는 정미소로 가져가서  정미하면  쌀이되지요.

쌀을 이웃과 일부 나누기도 하고, 일부는 정부에 수매를 해서 현금화 합니다.

 

일년을 땀흘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2년차 벼농사도 성공적이었고

순간 순간 힘도 많이 들었고 땀도 많이 흘렸지만 재미도 있었습니다.

 

 일년 동안의 벼농사 과정을  사진으로 올렸습니다.

과거에 농사를 해보신 분은 추억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농촌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년차 농부의 벼농사 결산 ; 2011년도  (0)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