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네팔:ABC트레킹

ABC트레킹 : 9일째

무숙자 2014. 12. 9. 20:33

2014년 11월 15일 (토) 흐림, ABC 트레킹 9일째

 

ABC에 발자국을 찍은 후에 3일째 하산중 이다.

오늘은 하산길에 온천이 있다고 한다.

4일 동안 샤워를 하지 못했다. 높은 산속의 숙소에서 샤워 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샤워를 하다보면 체온유지 관리가 쉽지 않아 자칫 고산증에 걸리기 쉽다는 이유가 더 컸기 때문이다. 몇일 동안 간이로 몸만 조금 씻어서 개운하지 못했는데 이 깊은 산속에서도 온천이 있다니, 기대가 된다.

 

촘롱에서 심한 내리막을 1시간 정도 내려가 지누단다(Jhinudanda)에 이르렀고 The New Hot Spring Cottage 옆길을 따라 아래 Modi Khola

Valley 으로 10여분을 더 내려가니까 젊은 청년이 온천입장료 50NR를 받는다. 또 10여분을 더 내려가니 강물 흐르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강물이 흐르는 계곡 바로 옆에 있는 탕에는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래쪽에 2개의 탕이 더 있었다.  금발의 서양 여자들이

남자들과 함께 몸을 담그고 있었다.  남녀를 구별하지 않고 같은 탕을 사용하니는 남녀 혼탕이다.  수영복을 준비 했을 리가 없다.

탕 밖의 파이프에서 흐르는 물로 몸을 행그고 탕 속에 들어갔다. 아휴! 이 시원함과 상쾌함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었다. 빙하녹은 물이 콸콸

흐르는 세찬 물소리를 들으며 건너 울창한 숲과 점점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산벚꽃을 보며 즐기는 히말라야의 노천탕. 너들이 즐기기나 해봤냐?

그것도 금발 미녀들과의 혼탕이 아닌가? ㅋㅋㅋ

 

이제 바쁜 일이 없다. 빨리 움직일 필요도 없다. 느긋하게 즐기자. 몇일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했는데... 한시간 몸을 담그니 그동안의 피로가 다  날아 가는것 같았다.

돌로 쌓은 울타리 위에 걸쳐 놓은 옷가지며 소지품을 철저히 지켜주는 키 작은 아저씨가 있고, 간이 탈의실이 있어, 몸을 닦고 새 옷으로 갈아

입으니 호텔사우나에서 나오는 기분 보다 휠씬 더 상쾌했다.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산길을 걸어 내려간다.

나의 성실한 산행가이드인 네팔인 Mr, Min 이 길 옆 나무에 달려 있는 빨간 열매를 따 먹는다.

“너 죽고 싶냐? ”

“산 속에 아무 열매나 따 먹으면 죽으니 조심 하라고 나한테 말 했잖아? ”

“전번 그 빨간 열매는 못 먹는 것이고 이것은 먹어도 돼요.”

 

Mr, Min 은 히말라야 산에 대해서는 박사이다. 여러가닥으로 갈라진 산길을 모두 알고 있는것은 물론 산길의 경사도, 목적지 까지 남은 시간등

트레커 개인의 체력을 보고 어디서 휴식하고 숙박을 해야 되는지 적당한 판단을 내려준다. 게다가 무겁지는 않지만 나의 배낭(사실 가방수준이다)까지 메어준다. 가이드 겸 포터이다. 일부 젊은이는 가이드나 포터 없이 트레킹을 한다. 물론 그렇게 할 수는 있다. 왠만하면 가이드나 포터는 데리고 다니길 권한다.

산길을 오래 걷다 보면 산속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발목을 다칠 수도 있을것이고, 몸이 아플 수도, 한적한 산길에서 치한을 만날 수도 ... 그러니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이기도 하다. 무거운 짐은 이들이 메어 주니 가볍게 오를 수 있어 체력 소모도 휠씬 적다. 가이드나 포터도 여행사에 정식으로 등록된 사람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3살된 아들이 있는, 29살 가장이며 자기 아내는 몸이 커서 많이 먹으니 많이 벌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몇일을 같이 지내보니 생김새나

마음이 참 착한 사람이다.

한국말도 조금 할 줄 알고 영어를 잘 한다.

경찰을 2년 했는데 너무 힘이 들었고, 가이드가 더 돈 벌이가 좋다고 한다. 네팔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가이드나 포터라고 한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소득이 얼마 되지 않지만 네팔은 공장도 없으니 마땅히 일할거리가 없다고 한다.

네팔의 젊은이들은 한국에 일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말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네팔인들은 한국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말을 조금 더 공부하여 정한 시험에 합격하여 한국에 와서 일하고 돈을 많이 벌어 잘 살아라고 덕담을 하였다.

세계 최고의 명산 히말라야가 있으니 산 관광으로 이들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곳을 트레킹을 하다보면 계곡 사이에 흐르는 강을 건너기 위해서 출렁다리를 많이 건너야 한다. 이번에는 길이가 꽤 긴 다리이다. 이곳에서

큰  규모인 Modi Khola Valley 위에 만들어진 출렁다리 이다. 이름은 New Bridge 인데 세운지 오래 되어서 인지 보기에는 Old Bridge 이다.

 

점점 멀어지는 안나푸르나 산들을 수차례 뒤돌아 보면서 내려왔다.

설산들이 전체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구름에 가리웠다 드러냈다를 반복하는 날씨이다.

완전히 그 모습을 다 드러내 보이지 않으니 오히려 신비감이 들기도 한다.

쾌청하게 맑은 날의 히말라야와 구름에 살짝 가리워진 히말라야를 이번 트레킹 중에 다 보게 되었다.

 

어느듯 데우라리(Deurali) 에 도착했다. (트레킹중에 Deurari란 지명이 3곳이나 되었다. Daura = hill , Li = top : 높은언덕으로 해석됨)

마을 동네길을 트레커들이 이용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도 슬쩍 훔쳐 볼 수도 있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고 있다.

책을 보니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나오는 영어책인데 어린 학생인데도 꽤 잘 한다.

학교에서 어릴때 부터 영어를 가르치는가 보다 . 그래서 네팔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가?

 

모처럼 만에 화장실이 방안에 있는 숙소에 머물게 되었다.

Dining Room에서 한국인 부부 트레커 2쌍을 만났다. 한 부부는 나 처럼 내려가는 중이고 또 한 부부는 올라가는 중이라고 한다.

오랫만에 나도 말을 좀 많이 하게 되네. 한국사람을 만났으니 말이 되잖아. ㅎㅎㅎ

 

*오늘의 트레킹코스 : 촘롱(Chhomrong)2140m--지누단다(Jhinudanda)1719m--란드룩(Landruk)1565m

--뉴브릿지(New Bridge)1500m--피탐 데우라리(Pittam deurali)2100m (9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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