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몽골

고비사막 투어 (5일째)

무숙자 2017. 7. 22. 18:20

2017, 07, 03 (월) 맑음 - 여행 7 일째


고비사막 투어 5일째 (마지막 날)


07에 일어났다. 이곳의 여름은 05시에 해가 뜨니까 벌써 해가 중천에 걸렸다. 고비 투어 마지막 날이다. 사막 투어가 쉬운 여행은 아니었지만 마지막은 항상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아침 식사 후 숙소인 게르를 나섰다. 오늘 일정을 위해서 푸르공은 마지막 까지 자기의 의무를 다한다. 67세인 나이 많은 드라이버는 이곳 사막 길눈이 아주 밝은 노련한 드라이버 이였다.

“미스터 아기! 내가 잠깐 운전을 해보면 안 될까요?”   즉시 대답이 돌아왔다.

“노~~~”     친절하면서도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였다.


우리 모두 자기 나라의 전통 노래를 한곡씩 부르면 어떨까요?

기다렸다는 듯 드라이버인 '아기'가 먼저 한곡 부르더니, 연이어 두 세곡을 부른다.  흥이 많은 사람이다. 노래 가락이 별로 낯설지가 않은 것은 같은 동양권 이라 감정의 표현 방법도 비슷해서인가 보다.


자동차가 넓게 포장된 2차선에 올라왔다. 자동차 앞창으로는 파란하늘에 흰 조각 구름 둥실 떠 있는 전형적인 초원의 풍경이 펼쳐 진다. 사진을 찍으면 모두가 작품이 될 수 있는 풍경이다. 사막에서는 하루 종일 다녀야 10대의 차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비하면 여기는 번화로 이다. 그래도 수 킬로미터를 달려야 마주 오는 자동차를 만날 수가 있었다.

 

오지의 사막을 벗어났음이 확연하다. 지나는 길 양옆으로  집들이 몇채 모여 있는 마을도 지난다. 게르도 있지만 일반 개량형 주택도 어우러져서 보인다. 그런데 게르의 주변에는 나무 울타리가  둘러 처져 있다. 왠지 좀 어색하다. 게르가 나무 울타리에 갇혀 있는 듯하다. 모든 사물은 제 위치에 있을 때가 좋다. 야생화는 들판의 잡초와 함께 피어 있을때가 야생화이지 화단에 심어놓으면 이미 야생화라고 할 수가 없다. 유목민의 게르는 넓디 넓은 초원에 소나, 양떼를 배경으로 있을 때가 가장 좋았다.


드라이버가 제일 힘들어 보인다. 가이드는 이동 중에 졸기라도 할 수 있지만 드라이버는 운전하랴, 점심때 취사도구를 내리고 그늘막을 만들어야지, 자동차 수리와 점검을 해야지, 여행자가 잠자는 숙소 게르에 침낭 배달하고 잠자리 정리 해주랴, 거기다가 가이드의 취사까지 도와준다.


고비투어에서의 마지막 점심이다. 양고기, 감자, 양파, 피망등을 넣은 찌개이다. 사막에서 음식은 잘 먹었다. 저 멀리 양떼를 배경으로 한 초원에서 흰구름이 둥실 떠 있는, 파란 하늘아래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살랑바람에 피부를 말리면서 마시는 한 모금의 커피 맛이야 말로 천상의 맛이다. 황제가 부럽지 않는 순간이다. 몇 시간 후면 5일 동안 동고동락한 짧은 인연들이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아쉬운 작별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막은 삭막함과 황량함이다’. 사막을 여행하기 전의 선입견 이었다.

그러나 사막에는 또 다른 것도 있었다.

비가 적게 내리니 사막화 되었고, 그 사막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동식물이 있는가 하면 그곳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있었다. 가족의 친밀함이, 부부의 애정이, 자식의 사랑이 그곳에도 있었다. 가축을 기르는 유목민도 물론 있었지만, 기념품을 만들고 파는 이도 있었고, 관광용 게르를 지어서 여행자를 맞아 서비스하는 3차 산업도 있었다.

치열한 경쟁은 없어도 부지런함은 있어야 한다. 부지런해야 가축 수도 늘어나고 그 재화로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구입해서 현대문명을 함께 누리기도 했다


4박 5일 이라는 빠듯한 일정으로 조금은 바쁘게 다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틀만 일정을 더 잡으면 하루쯤은 게르에서 딩글 대면서 양몰이 하는 유목민을 한나절 따라다닐 수 있을 텐데...

우리는 항상 바쁘다. 바쁘게 사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시간의 여유가 있는 은퇴자도 항상 바쁘다. 이미 우리의 몸속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DNA가 고착 되어있는 것 같다.


오후 3시가 되니 울란바타르 시내가 저 멀리 보였다. 순간 타향에서 일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귀향하는 기분이 든다.

동고동락한 여행자 3명과 여행을 도와준 스탭 3명이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다.

안녕 고비사막이여!

그러나 고비에서의 추억은 영원하리라 !!!


* 고비사막 투어의 대부분은  울란바타르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코스를 돌던데 우리는 반시계방향으로 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