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남미5(페,볼,칠,아,브)

‘페리토 모레노’ 빙하 투어

무숙자 2018. 4. 13. 15:55

03, 02, 21일째
     
‘페리토 모레노’ 빙하 투어
     
극지방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빙하가  이곳 ‘페리토 모레노’ 빙하라고 한다.
빙하의 높이가 80 m 정도이고 폭이 5Km , 길이가 35 Km 라고 하니 그 크기가 짐작이 된다.
 
멀리서 본 빙하는 아주 넓은 강물위에 흰 울타리가 길게 처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강 들머리에서 배를 타고 가까이 접근해서 빙하의 높이를 느낀 후 강을 건넜다. 가끔 빙하가 녹아서 무너지는 굉음이 주변 골짜기를 울리기도 했다. 유빙이 강물 위에 둥둥 떠내려 가기도 했다. 
     
배에서 내려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에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먼저 가이드가 직접 아이젠을 신기고 끈을 단단히 메어 주었다. 풀리면 발목을 다칠 수도 있고 미끄러지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두 명의 가이드 중에 한 사람은 제일 앞서서 빙하위의 길을 안내하고 또 한사람은 우리 일행들의 중간쯤에서 저만치 거리를 두고서 우리를 일일이 살피면서 안내하는 것이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잘 대처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든든하였다.
     
멀리서 보면 눈이 쌓여서 빙하가 만들어 졌으니 푹푹 빠질 것 같기도 했는데 모든 면이 아주 단단했다. 아주 단단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이고 얼음산 이었다. 
군데군데 파아란 작은 구멍에는 맑은 물이 고여 있고 때로는 흐르는 곳도 있어 손으로 물을 떠서 마셔보았다. 만 년 전의 얼음물을 마신 셈이다. 차고 상큼한 느낌이다. 때로는 깊이 파여진 크레바스에서  많은 양의  물이 '주룩주룩 콸콸' 소리를 내면서 빙하의 틈 아래로 흐르는 곳도 있었다.
     
빙하가 얼음 덩어리이니 무색이거나 흰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신비하게도 푸른색도 어우러져 있었다. 색깔이 너무 맑고 투명해서 빙하위를 트레킹하는 동안 마치 거대한 보석 위를 걷는 기분이 들었다. 
작은 크레바스도 많이 만들어져 있었으나 위험한 정도는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깊이가 깊은 크레바스 앞에 가이드가 섰다.  “여기에 빠지면 서울로 바로 가요.” 가이드의 손을 잡고서 들여다보았다. 온 몸이 짜릿짜릿했다.   “아이 무서워.”   "서울로 바로가면 안돼. 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경주로  가야해 " ㅋㅋ
     
빙하 위를 1시간 정도 걸었다. 모두들 조심한 덕분으로 무사히 아래 평평한 곳으로 내려왔다. 빙하얼음을 깨어서 넣은 컵에 위스키를 한 모금씩 부어 안전 트레킹을 축하했다.
     
다시 처음 배를 탄 곳에서 버스를 타고 조금 더 가서, 다른 방향에서 빙하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전망대가 있어 트레킹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 빙하 전체를 보기에 좋은 장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