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몽골

흡수글 지역 - '장하이'가기

무숙자 2017. 8. 2. 11:51

2017, 07, 08 (토) 여행 12일째


지금 머물고 있는 ‘하트갈’ 은 남쪽에서 시작되는 호수의 초입마을이고 서쪽 호수주변을 따라서 25Km 정도 올라가면 경치가 좋아서 여행자 캠프가 많은 ‘장하이’에 이르게 된다.

‘장하이’는 대중교통이 없어 택시로만 갈 수 있는데 같이 갈 동행자도 없으니 혼자서는 차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마을로 내려가면 혹시 동행할 여행자를 만날 수가 있을까 해서 익혀둔 마을길로 가서 경찰서 앞 도로에서 기다렸다. 경찰서 앞 도로는 차량검문을 위해서 인지 도로에 턱을 만들어 놓아 모든 차량이 일단 멈춤을 해야 하는 곳이었다.

승용차가 멈추었다. “장하이?” "No"

이렇게 세 번째로 자동차에게 묻는데

“장하이는 여기서 가는게 아닙니다.” 왠? 한국말 하는 사람인가?

“조금 후에 내 친구가 울란바타르에서 장하이 구경 간다고 우리 집에 오는 데 같이 가면 될 것입니다. 이차를 타고 우리 집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이 왠 구원 투수가 적시에 나타났는가? 꾸미려고 해도 이 만큼은 못 꾸미겠다 싶다.


나를 도와준 사람은 몽골대학에서 한국어학과를 다녔고 지금은 하트갈 호수 초입에서 숙소를 운영하는 분이었다. 그래서 그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차 대접을 받으면서 30여분을 기다리니 친구의 승용차가 도착해서 장하이로 같이 가게 되었다. 친구라는 분은 부부가 한국에서 8년 동안 일한 적이 있는, 한국이름도 가지고 있는 한00 이었고 부인과 함께 어린 딸을 데리고 이곳을 여행 하러 왔단다. 이후 장하이 왕복 여행은 너무 쉬웠다.


포장이 되지 않아 먼지가 펄펄 일어나는 초원 사이로 난 길과 과 호수 주변을 따라서 난 길을 1시간쯤 오니 유목민들의 작은 게르 보다는 조금 큰 게르가 줄지어 서 있고, 그 앞에는 확 트인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이 장하이의 관광캠프촌인가 보다.

호수물이 맑아서 자갈이 투명하게 보인다. 멀리는 산맥이 보이고 그 산맥 너머에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고 한다. 이 호수의 물이 바이칼호수로 흘러가기도 한단다. 호숫가에 풀이 자라니 염분이 없는 호수인가 싶지만, 크기만 보면 바다이다.

넓은 호수를 가까이보고 손도 담그고 부근 사진도 찍고... 그렇게 즐기다가, 되돌아오는 길에는 이 부근에 사는 소수민족인 차탕족이 순록을 기르면서 외뿔형의 가옥을 지어서 사는 모양을 보여주는 곳이 있어서 구경한 후 기념품을 구입하고 내 숙소가 있는 ‘하트갈’로 되돌아 왔다.


내일은 다시만나서 하트갈 호수 입구에서 배를 타기로 계획하고, 미스터 한에게는 자동차 연료비로 약간의 팁을 주고는 헤어졌다. 장하이 오가는 길은 이렇게 도움을 준 분이 있어 너무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