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네팔:ABC트레킹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버스타고 오다

무숙자 2015. 2. 4. 21:04

2014, 11, 22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버스타고 오다

 

트레킹을 하기 위해 포카라에 와서 열흘 동안 ABC 트레킹을 마친 후, 포카라의 ‘페와호수’ 주변에서 딩글딩글 한지도 어느덧 닷새가 지났다.

이제 다시 카트만두로 가서 그곳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몇 곳을 둘러본 후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고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서 귀국해야 한다.

 

처음 계획은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올 때는 여행자 버스를 타고, 되돌아 갈 때는 30여분 걸린다는 작은 국내선 비행기를 타려고 했는데 가는 길도 올 때처럼 여행자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오는 길이 생각만큼 힘이 들지 않았고 비행기 이동보다 교통요금 또한 많이 절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바쁜 여행자도 아니다. 단지 항공이동의 경우에 비행 중에 날씨가 좋으면 히말라야 설산의 전체 장관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어야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여행자버스 정류장은 이곳 네팔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로칼버스 정류장과는 아주 다른 장소이다.

정류장에는 행선지를 달리하는 여러 대의 버스가 있으니 잘 찾아보고 타야한다. 내가 타야하는 회사버스를 두리번거리면서 찾고 있는데 어디서 사람을 보고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하이! 미스터 !”

근처에는 나 밖에 없는데... 누가 나를 찾을 사람들도 없을 텐데?   더군다나 서양 여자 목소리인데?   누굴까?   뒤 돌아 보았다.

“하이! 굿 모닝~~” “ ABC, ABC"

아! 그래! ABC 트레킹 중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만났던 여자구나.

“하이! 그랫 미츄 어게인!!!” “넌 어디로 가는데?”

“룸비니로 가요”.

“난 카트만두로 가는데.” “다시 만났으니 기념사진이나 찍어요.”

내 머리 하나 만큼은 키가 더 큰 여자가 내 어깨 위에 손을 걸친다. 젊은 여자 아이가 나이 많은 동양인을 못 본채 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반가운 채하는 것이 이들의 정서인가 보다. 그것 보다는 힘든 트레킹 중에 만났으니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일종의 동료의식이 생겼나 보다. 그렇다. 트레킹 중에 만난 사람들끼리는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나 보다.

"Have a nice trip!" " bye  bye."

각자의 버스를 타기 위해 헤어졌다. 굉장한 미인이었으면 여운이 더 했을 텐데... ㅎㅎㅎ

 

여행사에서 900루피(일만원정도)에 표를 예약한 여행자버스는 좌석도 넓고 깨끗하며 차량 상태도 좋다. 생수도 한 병 서비스로 준다.   올 때는 700루피 하는 버스였는데, 200루피의 차이가 확연히 난다. 어떤 여행자버스는 점심을 포함해서 20달러하는 것도 있다던데 어떤 호사가 있는지는 타보지 않아서 모른다. 그렇다고 이용하는 도로가 다른 것도 아닌데...

 

버스가 포카라 시내를 막 벗어나니, 여전히 머리에 흰 눈을 얹은 안나푸르나 산군과 마차푸차레 봉우리들이 작별인사를 하려고 멀리서 부끄러운 듯 모습을 조금만 보인다.

“아름답고 웅장한 자태의 안나푸르나 여신이시여! 다음에 한 번 더 오겠습니다.”

“여러 가지 모습을 다 보여 주어서 감사합니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마음속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버스가 도로에 오르니 안개가 자욱하다. 도로표지가 High Way 라고 세워져 있다.

"웃기지 마라. 2차선이 겨우 되는 도로가 High Way라면 우리나라 도로는 모두 High Way 이다."   

사실이지 넉넉한 2차선도 되지 않는 폭이라서 오가는 버스끼리 스칠 때는 내가 아찔아찔했다. 차 끼리 스치는 간격이 주먹하나 간격도 되어않아 보였다. 그래도 하이웨이로 인정을 해 주자.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길을 넓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카트만두-포카라 사이 도로가 네팔에서는 제일 넓고 긴 도로라고 한다. 그렇다고 히말라야 산길을 하이웨이라고 이정표를 세울 수는 없잖아!

 

깊은 계곡 아래에는 눈 녹은 강물이 흐르고, 산의 허리를 깎아 도로를 만들었으니, 아래를 내려다보면 가마득한 절벽이라서 현기증이 난다. 그러나 멀리 바라보면 강을 낀 계곡의 절경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도로 옆으로는 간간히 집들이 있고 때로는 마을들도 나타나기도 한다. 길가에서 커다란 물고기를 나무에 꿰어서 세워둔 것이 간혹 눈에 뛴다. 지나다니는 자동차 운전자들은 차를 세워서 사 갈 수도 있겠다. 계곡사이로 흐르는 강에서 잡은 물고기일 것이다. 네팔은 바다가 없으니 바다에서 나는 생선은 귀하고 대신 민물고기를 말려서 파는 것을 시장에서 보았다.

 

버스는 두어 시간 간격으로 세워서 화장실 가는 시간, 밀크 티를 마실 시간, 간식이나 점심을 먹을 시간을 충분하게 주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시간에 쫒기지 않는 여행자라면 한번쯤은 버스를 타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

 

08시에 포카라를 출발한 버스가 15시가 되어서 카트만두의 여행자 거리라고 할 수 있는 타멜 거리 부근에 도착했다. 210Km 거리를 7시간 걸렸으니 쉬는 시간을 생각하면 평균시속 40Km 정도로 달린 셈 이다. 그것도 하이웨이를 ...ㅋ 참 느린 여행이었다.

 

타고 온 여행자버스에서 내린 장소가 내가 머물 숙소인 ‘네팔짱’ 근처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버스에서 막 내려서는 한번 가보기는 했지만 숙소 ‘네팔짱’의 위치를 짐작 할 수가 없었다. 전혀 낯선 곳이었다. 이럴 때는 택시를 타는 것이 방법이다. 네팔의 모든 영업용 택시는 우리의 경차 크기이다. 미터기가 없으니 흥정해야 한다. 외국인에게는 외국인 요금의 가격을 부르니 적당한 금액으로 흥정을 해야 한다. 거리를 알면 흥정이 쉬운데 그렇지 못할 경우 눈치껏 해야 한다. 지나가는 택시를 세웠다.

“타멜 거리 ‘네팔짱’ 게스트하우스. 얼마이지요?”

“250루피”

나는 3Km 정도 되나보다 생각했다.

“200루피, 오케이?”

“오케이”

먼지가 풀풀나는 거리를 100여 m 가더니, 좌회전 하여 100여m를 더 가고, 또 우회전하여 300m쯤 가니 낯익은 골목이었고 그 끝에 내가 찾는 숙소가 있었다. 그러니 택시를 500여m 타고 내리는 것이었다. 순간 머리가 복잡해진다. 흥정을 했으니 200루피를 다 주어야 하나? 그렇게 하기는 억울 하잖아? 바로 옆인데...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작은 일에 목숨을 걸다보면 자칫 낭패를 당할 수도 있잖아. 여기는 외국이잖아?

‘그래도 그렇지. 일단 시도는 해보자.’

100루피 한 장을 꺼내었다.

“여기 있어요.”

“200루피 인데요?”

“Near here!” 목소리를 한 톤 높였다.

“그럼 50루피 더 주세요.”

“됐다니까.”

웃고 말았다. 나도 웃고 기사도 웃었다.

좁은 골목길에 후진해서 되돌아가는 택시를 내가 뒤에서 수신호해서 안전하게 가도록 유도해 주었다.  기사는 운전석에서 손을 들어 고맙다고 표시한다. 택시요금 해프닝은 이것으로 끝났다.

 

'네팔짱'에 가니 20일전 포카라로 가기 전에 하루 묵은 숙소인데 스탭들이 얼른 알아본다.' 네팔짱'은  한사장이라고 하는 중년의 씩씩한?  한국여성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로 여행업무와 트레킹에 관한 모든 일을 도와주는 곳으로 여러가지 여행정보를 얻기가 쉽다. 그래서 손님 대부분이 한국사람들이다.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는 싱글룸 하루에 320루피로 체크인, 오케이." 

방을 배정받아 가방을 풀고 따뜻한 물로 샤워 부터 했다.  그리고 딸린 식당에서 된장국으로 한국음식 생각을 달랬다.   ABC 트레킹 중에 만난 금슬 좋은 부부와 포카라에서 대금을 부는 부부를  여기서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모두들 네팔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기 직전이다.

나도 어느덧 네팔여행의 후반부에 다달았다. 여행이 끝날 무렵이면 항상 아쉬운 생각이 든다.

  

몇일 동안 카트만두에 머물면서 시내와 주변 문화유적을 구경한 후  여행을 모두 마치고 귀국 비행기를 타러 갈려고 한다.

 

 

 

 

 

 

 

 

 

 

 

 

 

 

 

 

 

 

 

'여행이야기 > 네팔:ABC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타푸르(Bhaktapur)를 가다.  (0) 2015.02.24
보디나트 사원  (0) 2015.02.17
포카라 주변 볼거리를 찾아서  (0) 2015.02.03
포카라 Lake side 주변  (0) 2015.02.01
트레킹 후, 그리고 페와호수   (0) 20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