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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타푸르(Bhaktapur)를 가다.

무숙자 2015. 2. 24. 15:14

2014,11,24

 

네팔의 옛 왕조 박타푸르(Bhaktapur)를 가다.

 

네팔에는 카트만두 왕국, 파탄 왕국, 박타푸르 왕국, 이렇게 옛 왕조가 셋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 박타푸르 왕국의 유적을 보려고 숙소를 나섰다. 숙소의 스텝들이 Old bus park정류장에 가면 박타푸르행 버스를 탈 수 있다고 한다. 여행자 버스가 아닌 이곳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작정이다.

 

숙소에서 골목을 지나 큰 길로 나오면 Old bus park에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어제 한번 이곳을 지나쳐본 적이 있기에 길이  낯설지는 않았다.

“Old bus park가느냐?” 차장에게 물었다.

잠깐 머뭇 하드니 “ok ” 한다.

이곳 시티버스는 항상 복잡하다. 10여분을 가다가 내리란다. “어! 여기는 Old bus park가 아닌데...?”

차장이 다시 뭐라고 하는데 모두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어쨌든 내렸다. 바로 가까이 가지 않고 그 근처에 가는 버스이겠지 라고 생각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그런데 Old bus park는 한참을 더 가야 한단다. ‘왜 이렇게 멀리 내려주지?’ 라고 혼자 투털 되면서 걸었다.

‘그래 자빠진 겸에 쉬어 간다고 했잖아.’   꼭 시간에 맞추어서 가야 하는 곳도 아닌데...  이렇게 마음을 가지니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이 길은

카트만두의 중심 도로쯤 되어 보였다. 꽤 넓은 도로의 좌우를 살피면서 걸으니 카투만두에서는 보기드문 5층 정도의 현대식 건물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그리고 전망탑으로 보이는 탑 주변으로는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 길손을 반기기도 했다. 넓은 잔디 광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군인들이 훈련하는 군부대도 지나쳤다.

 

아무래도 너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길을 물었다.

“Old bus park를 갈려고 합니다.”

잠깐 생각을 한더니 “나를 따라 오세요.”

아침운동을 겸해서 산책을 나온듯한 중년의 아저씨의 도움으로  40여분 동안 같이 걸어서 Old bus park까지 왔다. 그런데, 그 넓은 정류장에는 버스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이곳 교통업계는 가끔 파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파업입니까?”

“아닙니다.” 그 아저씨는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이것저것을 묻더니 다시 나를 안내 한다. 큰 길 한 코너를 돌아서 큰 도로옆에서 멈추었다.

“여기서 박타푸르행 버스를 타야 합니다. 이제 나는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It's my pleasure.”

“사진이나 찍어 기억 하겠습니다.” 둘이서 사진을 한 장 찍고는 손을 흔들고는 헤어졌다. 참 친절한 분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경우가 그러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네팔의 주변 몇 나라 정상들이 오늘 카트만두에 모여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교통을 통제 하고 모든 차량을 절반만 운행하게 해서 그렇게 되었단다. 그래서 오는 길에 도로 마다 군인과 경찰들이 그렇게 많이 경계를 서고 있었구나. 그들이 말하는 VIP가 정상들 이었구나. 그제야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30여분을 기다리니 시티버스가 한 대 오는데 사람이 문짝 까지 매달려 있어 더 태울 공간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 차에 10여명은 더 태워서 출발한다. 나도 물론 포함되었다. 고무로 만든 버스인가? 만원 상태인데도 더 태우고, 승객을 내려줘도 만원이네. 신기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십년 전에는 그러했다.

버스 안을 둘러봐도 외국인은 나 밖에 없는것 같다. 어떻게 복잡한 버스를 탈 생각을 하는지? 이곳 사람들이 나를 보더니 더 신기해 하는듯하다.

VIP로 인한 교통통제 때문인듯 교통정체가 심해서 1시간 30분이나 걸려서 박타푸르에 도착했다. 중간에 내려 다른 차로 한번 갈아타야 했고 차비는 40루피였으니 우리돈 500원도 되지 않는 돈이다. 네팔은 물가가 싸니 대중교통 요금도 매우 적은 금액이다.

 

차에서 내려서 옛 왕조가 살았던 중심 유적이 있는 Durbar Square 까지는 10여분을 더 걸어야 했다.

왕궁의  입구에 도착해서 입장티켓 요금을 확인했다. 헉! 외국인 1500루피이다.   들어가야 되나 말아야 하나?   카트만두에서 이곳까지 오는 차비가 50 루피였는데 도대체 몇 배냐?  이 정도는 네팔에서 하루를 먹고 자고해도 되는 큰 금액이다.

그래도 가야 한다.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들인 비행기 값이 얼마인데?’ 라고 생각하니 정리가 된다.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네팔의 옛 왕조 유적 3곳 중 이곳의 입장료가 제일 비쌌다. 이곳 Bhaktapur Durbar Square 가 가장 원형대로 잘 보존되었다고 한다. 내 눈에는 건물의 양식이나 탑에 새겨진 조각상등이 3곳 모두 아주 비슷하게 보였다.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면 한곳만 구경해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다른 나라의 역사를 자세히 알기가 쉽지는 않다. 나는 역사학자도 아닌데...

왕궁에 현장학습 나온 아이들과 학생들, 그리고 젊은 청년들에게 더 관심이 갔다.

옛 건물에는 지금도 기념품 가게, 레스토랑, 커피숍, 게스트하우스등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옛 왕궁의 부속 건물로 쓰인, 2층 커피집의 커피 한잔은 나그네의 피로를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창문으로 황금의 문과 왕궁의 광장을 내려다보면서 오가는 사람구경을 겸 하였다. 옛 왕족들이 이러했겠지... 

 

왕궁을 구경후 조금 돌아나가니 손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곳이 나왔다. 서양 사람들은 관심이 많았으나 나는 많이 보아온 일이라 대충 지나쳤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나갈곶(Nagarkot) 이고 이곳에서는 에베레스트근처의 설산을 멀리서나마 가장 잘 볼 수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근처의 설산은 지난 트레킹에서 보았으나, 히말라야 최고의 봉우리인 에베레스트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박타푸르에서도 멀리 에베레스트가 보이기는 했지만 좀 더 조망하기 좋은 언덕에 올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로칼버스를 타고 Nagarkot 으로 향했다. 그러니 오늘은 종일 이곳의 로칼버스를 타고 다닌 셈이다. 제법 넓은 들판을 지나나 싶더니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오른 후에 Nagarkot 에 도착했다. 버스도 이곳이 종점이다.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한다.

붉은 해를 받아 설산이 붉게 보이기는 하지만 운무로 선명하지가 않았다. 내일은 이곳에서 깨끗한 일출과 에베레스트 설산을 볼 수 있으려나?

 

전망이 좋은 언덕의 리조트는 숙박요금이 40 달러이다. 조금을 내려와서 10달러 하는 호텔에서 자기로 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언덕으로 조금만 오르면 되니까 숙소가 아래쪽이라고 문제가 되는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도와주어야 한다. 내일은 설산이 잘 보여야 될텐데...

 

 

 

 

 

 

 

 

 

 

 

 

 

 

 

 

 

 

 

 

 

 

 

 

박타푸르의 왕궁을 가는 길 입구에서도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산군이 보인다.

여기에서 조금 더 가면되는, 나갈곶(Nagarkot) 이란 곳에서는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다고 한다.

 

 

해질 무렵에 희미하게 본,  세계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