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둘레길

제주올레21코스:해녀박물관-종달바당(2015.10,17)

무숙자 2015. 10. 28. 23:05

21코스는 제주올레의 마지막 코스이기에 종점은 1코스의 시작 부근과 만난다.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시작해서  밭길을 걷노라면 가까이로는 오름을, 멀리로는 한라산을 보면서 걷게 된다.

 

검은 흙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당근이 짙은 녹색을 띠는것은, 어느 육지의 식물과 다를 바가 없다. 

육지에서는 가을에 고구마를 수확하지만 제주는 고구마도 수확하고,  감자가  지금 꽃을 피우면서 자라는것이

육지와는 다른 제주들판의 모습이다. 또 다른 밭에는 무우도 한창 자라고 있다. 겨울을 나고 봄에 출하할 무우인가 보다.

 

밭을 지나서 바다가 곁에 가까이 다가 오는가 싶더니  작은 섬이 하나 보인다. 문주란의 자생지로 유명한 토끼섬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있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고 식당을 찾아도  보이지 않고 라면가게만 보인다. 관광객 보다는 주로 올레꾼들만 지나 다니는 길목인가보다.

해물라면이 6천원이면 너무 많이 받는것 아니가?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점심을 걸르지 않으려면 해물라면 밖에 없다.

토끼섬이 바로 코 앞에 보이는 집이니 경치값이라고 생각해야겠다.

그런데 끓여 나오는 라면에 몇가지 해산물과 함께 귀한 뿔소라가 한개 얹혀져 있었다. 그럼 그렇지!

게다가 주인 아주머니는 엑센트 하나 틀리지 않는 오리지날 우리지방 말씨이다.

" 제주에는 다니러 왔다가 일을 도와 주는것 입니까? "

" 아뇨, 30년전에 제주 신랑을 만나서 이곳에 살게 되었습니다."

"3년전만 해도 게스트 하우스가 우리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지었다 하면 펜션이나 게스트 하우스라서 공급 과잉 입니다."

그러고 보니  숙소도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대구가 고향인 사람을 만나다니....

 

해안을 지나 21코스의 전망대인 '지미봉'이라는  작은 봉우리에 오르는 입구에서 트럭을 탄 농부 내외분을 만났다.

"올레꾼이요?"

"네, 지미봉을 오르려고 합니다."

"올레길은 시장길이지유. 이거 드실래요?"

"아니, 참으로 가져 오신걸 절 주신다구요?  고맙습니다."  "저는 드릴것이 아무것도 없는데요. 사진을 찍어 오래 기억 할께요."

갑자기 만난 이곳 농부 내외에게 얼떨결에 얻은 삶은 고구마를 지미봉 정상에서 주위를 조망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참 고마운 제주분이구먼. 그러고 보니 3년전 올레길에서 만난, 역시 트럭 탄 부부에게서, 수확해 가는 감 몇 개를 주신것을 맛있게

먹었는데...

참  고마운 제주의 분들이다.

 

20여분마에 크게 높지 않은 지미봉 정상에 올랐다.

와우!!!  우도, 성산일출봉, 종달항과 바당, 크고 작은 오름들, 한라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해가 지면서 석양을 만들때까지 지미봉 봉우리에서 한참을 머물면서 제주를 눈으로 가슴으로 즐기고 느꼈다.

2009년 여름에 처음 올레길 1코스를 걷기시작한지 6년만에 마지막 21코스를 밟았으니 성취감과 감회가 남 다르다.

 

내려와서는, 근처마을 오조리에 있고 제자가 운영하는 제주흑돼지 전문식당인 '새벽숯불가든'에서 맛있는 흑돼지 맛을 보았다.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제자와  이야기 할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맛집으로 유명해진 모습을 보니 그게 더 기뻤다.

 

701번 시외스를 타고 제주시에 정해 둔 숙소로 돌아 왔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다.   야호!!!